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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살인사건 유족 모독' 日 판사 탄핵심판서 파면

Gameman 게임맨 2024. 6. 26. 16:23

 

 

 

 

"재판관은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얻는 품위를 갖춰야 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살인사건 유족을 모함하는 등 부적절한 글을 수차례 올려 탄핵 소추된 일본 판사가 파면됐다. 일본에서 판사가 SNS 게시글로 인해 탄핵을 당한 첫 사례다.

4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국회 재판관 탄핵재판소는 3일 오카구치 기이치(岡口基一·58) 재판관(판사)을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카구치 전 판사는 탄핵 결정에 불복할 수 없으며 최소 5년간 법조인으로 활동하지 못한다.
탄핵재판소는 "그가 올린 여러 글이 현저한 비행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또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항의받은 뒤에도 SNS에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행위에 대해선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범위를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재판소는 오카구치 전 판사의 SNS 활동이 의도적으로 유족에게 상처를 주려했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언급하면서도 재판관 직책의 무게감을 고려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탄핵재판소는 "재판이 분쟁해결 등에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국민의 신뢰가 없어서는 안 된다"며 "재판관(판사)은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얻는 품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탄핵 재판을 통해 판사가 파면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태평양전쟁 이후 파면된 판사 수는 8명이 됐다. 이전에 판사가 파면된 이유는 아동, 성매매, 불법촬영 등이었다.

 
오카구치 전 판사는 2017년 미성년자 살인사건의 판결문을 볼 수 있는 법원 웹사이트 링크와 함께 '목이 졸려 괴로워하는 여성의 모습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벽을 가진 남자. 그런 남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17세 여성'이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게시했다.

 

유족이 항의하자 그는 2018년 '실수를 하고 있다'고 적었고, 2019년에는 A 씨가 사망한 날짜에 '유족은 도쿄 고등재판소와 신문사에 세뇌돼 나를 단죄했다'는 글을 올렸다.

 
오카구치 전 판사는 지나친 SNS 사용으로 도쿄 고등재판소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2018년에는 최고재판소로부터 '견책' 처분을 받았다.

 
다만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는 법원이 오카구치 전 판사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월 도쿄 고등재판소는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족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SNS에 글을 올려 유족에게 상처를 준 행동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