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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 ‘AI 가짜 판례’ 인용 변호사에 정직 1년

Gameman 게임맨 2024. 6. 26. 16:08

 

 

 

인공지능(AI)이 거짓 정보를 마치 사실처럼 제공하는 이른바 ‘환각 현상’으로 만들어낸 가짜 판례를 인용한 변호사에게 미국 법원이 정직 처분을 내렸다. AI를 통해 법률 리서치를 했더라도, 변호사에게는 여전히 사실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한국도 법률 AI를 활용하는 변호사를 위한 구체적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률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중부 지방 법원은 지난 8일 토마스 그랜트 뉴섬(Thomas Grant Neusom) 변호사에 대해 해당 법원에서 1년 동안 활동을 중단할 것을 명하는 정직 처분을 내렸다.
 
뉴섬 씨는 지난해 7월 미국 플로리다 중부 지방 법원에서 민사 소송을 수행하던 중 ‘사례 보고서’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해당 서면에 라벨이 잘못 표시돼 있는 등 오류가 있다고 판단, 플로리다주 중부 지방 고충처리위원회에 서면 조사를 의뢰했다. 위원회 조사 결과 서면에 인용된 사례와 출처는 부정확했고 일부 판례는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 판례의 의미를 잘못 인용한 내용도 있었다.
 
위원회가 추궁하자 뉴섬 씨는 “(서면을 쓸 때) 웨스트로(Westlaw)와 패스트케이스(FastCase)를 사용했으며,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발췌문과 인용문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자백했다. 웨스트로는 법률 정보 검색, 패스트케이스는 판례·뉴스 검색과 기일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하는 현지 리걸테크 서비스다.
 
위원회는 “AI가 법률 리서치를 위한 새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법적인 주장을 뒷받침할 정확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고 성실하게 업무에 임해야 하는 변호사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뉴섬 씨가 쓴 내용의 일부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그가 언급한 판례를 렉시스넥시스, 웨스트로, 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법원은 “뉴섬 씨가 플로리다주 변호사회 규칙을 위반했다”고 본 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1년 간 변호사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아직 AI 활용에 관한 변호사단체 차원의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이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