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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형량 강화했지만 양형기준 미비… 사기범죄 양형기준에 새 범죄유형 추가”

Gameman 게임맨 2024. 6. 25. 13:59

 

 

 

 

지난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상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크게 상향된 가운데, 사기범죄 양형기준에 새 범죄 유형과 범죄군을 신설하는 등 방법으로 관련 양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형위원회 산하 양형연구회(회장 이주원)는 24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법원 대강당에서 ‘사기범죄와 양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성민 전주지법 군산지원 부장판사는 “2014년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인 제15조의 2가 신설됐지만 실무에서는 이 조항을 적용해 보이스피싱사범을 처벌하는 경우(이하 ‘특별법 위반죄’)는 드물었다”며 “특별법 위반죄 징역형 상한이 사기죄와 동일한 10년이어서 특별법을 적용할 실익이 적고 재산상 이익이 아닌 재물을 취득하면 특별법을 적용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특별법 위반죄 법정형을 1년 이상 30년 이하로 하고,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크게 상향했다”며 “향후 보이스피싱 범죄는 형법상 사기죄가 아닌 특별법 위반죄로 기소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특별법 위반죄 징역형 하한은 1년인데 현재 보이스피싱 범죄 양형기준이나 양형 실무, 정상참작감경제도를 고려하면 하한 설정은 하위 조직원들에 대한 양형실무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징역형 상한이 30년으로 올라간 것은 상위 조직원들의 양형에 영향을 미칠지 향후 실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특별법 위반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으므로 양형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며 “기존 조직적 사기 양형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사기범죄 양형기준에 새로운 범죄 유형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범죄군을 신설하는 방안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새로운 양형인자로 ‘범죄 수익’ 등을 도입할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보이스피싱 범죄는 사기범죄 양형기준상 ‘조직적 사기’에 해당한다.

정 부장판사는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결(2016고합203)은 총책, 관리책, 유인책에 대해 편취 금액과 범죄수익, 범행 기간 등 양형 요소를 개별 평가한 후 이를 바탕으로 종합평가를 해서 선고형을 정했다”며 “이는 피고인이 다수인 보이스피싱 범죄 양형에 유용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방식으로 양형을 한 판결이 축적되면 양형기준 보완이나 수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중 범죄수익은 특별가중인자인 ‘범죄수익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우’와 일반감경인자인 ‘범죄 수익의 대부분을 소비하지 못하고 보유하지도 못한 경우‘ 등 양형기준에 일부 반영돼 있으나 범죄수익 다과에 따라 더 세부적인 양형인자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범행기간이 장기라면 특별가중인자인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지만 ‘불특정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 적용 긍정설에 의하면 양자가 하나의 특별가중인자에 속한다”며 “이러한 경우 특별가중인자 수가 늘어나지 않으므로 권고 형량범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기간을 위 특별가중인자에서 분리하거나 일반양형인자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면서도 “범행기간보다는 편취 금액 등 범행 규모나 범죄 수익이 더 중요한 양형인자인 사안이 많고, 범행기간은 범행 규모나 범죄 수익에 어느 정도 비례할 것이라는 점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경선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범죄 가담 정도가 다른데도 양형기준 때문에 양형 불균형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판사는 “조직적 사기 하부 유형으로는 사기범죄로 인한 이득액을 기준으로 1억 원 미만,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수거책은 피해자들에게 수거한 금액은 크지만 그로 인해 본인이 실제 취득하는 이득액이 일당 또는 건당 10~20만 원으로 수거 금액과 비례하지 않는다”며 “현금수거책이 수거한 금액이 1억 2000만 원인지 300만 원인지는 순전히 우연에 불과하지만 양형 범위는 수거 금액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금수거책은 한두 번 현금 수거 후 검거되거나 길어도 한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검거돼 대부분 단기간 범행에 그치는데도 이러한 사정은 양형에 특별히 고려되지 않는 반면 유인책은 가담기간이 짧다는 점이 양형에 주요하게 고려되기도 한다”며 “유인책이 현금수거책보다 더 무겁게 처벌받는 것이 타당할 것인데도 다수 사안에서 유인책이 현금수거책과 비슷하거나 가벼운 처벌을 받는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범죄, 특히 현금수거책은 현재와 같이 사기범죄로 취득한 이득액을 기준으로 하부 유형을 나누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행위태양과 범행수법을 유형 분류에 고려하거나 특별양형인자를 조정하는 방법 등을 통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담당한 역할에 부합하는 형이 부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